"카네이션 하나도 달아드리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어머님 가슴을 대신해 유리창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때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대구시에 살고 있는 A(女 사진)씨는 중증 치매로 거동이 불편해 동명면 한 요양원에 입소해 있는 구순이 넘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걱정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그는 지난 5일 가족들과 함께 어머님이 입소해 있는 바오로둥지너싱홈 요양원으로 면회를 갔다. A 씨에게는 이날 면회가 어버이날을 앞둔 시점이라 더욱 특별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카네이션과 꽃다발을 준비했지만 그의 작은 바람은 코로나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는데, 요양원이 예외 없이 대면 면회를 금지해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 드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면회 인원제한으로 A 씨와 오빠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 4명은 면회실 밖 유리창 너머로 어머님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A 씨는 "어머님은 저를 보시면 눈물을 흘리신다. 코로나를 잘 모르는 어머님이 혹시나 자식들이 일부러 어머님을 멀리한다고 오해할까봐 걱정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로 단절됐던 요양원 입소 부모님과 자식들의 간절한 소망은 곧 이루어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가 경과되면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칠곡군에는 요양원 25곳, 요양시설 4곳, 요양병원 4곳에 1000여 명이 입원 또는 요양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 입소자는 1차 접종을 모두 마친 상태이며 백신 수급이 원활하다면 5월 말부터 2차 접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부모님 손을 잡아 드리는 것이 얼마나 큰 효도이며 기쁨인지 잘 알고 있다."라며 "신속하고 안전한 백신접종으로 가족의 정이 다시 이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